[단독] ‘현대해상 지점장 사망‘ 대법원 “보험금 지급하라”
현대해상, 보험금 4억여원 지급 거부했지만...
대법원, "지급하라. 업무상 스트레스 원인, 자유로운 의사결정 상태 아냐”

[필드뉴스 = 홍준표 기자]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한 지점장의 유족에게 보험금 약 4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점이 최하위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업무상 스트레스가 자살 원인이 됐다는 취지다.
29일 필드뉴스 취재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사망한 현대해상 지점장 A씨의 배우자가 현대해상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지난 28일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1994년 현대해상에 입사해 약 20년간 근속하다가 부산의 한 지점에서 지점장을 맡았다. 그런데 2019년 10월 자택 욕실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유족은 A씨가 생전 가입한 보험계약(상해사망)을 근거로 사망보험금 4억 4000만원 지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다만 보험계약 약관에는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예외 규정을 뒀다.
A씨 배우자는 “고인은 과도한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했다”며 2022년 10월 소송을 냈다.
1·2심은 유족 청구를 기각했다. A씨가 ‘주요우울장애’에 해당할 정도의 심각한 증상이 있거나 증상의 심화로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이유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고 5년여 만에 원심을 뒤집었다. A씨가 사망 전에 주요우울장애를 진단받거나 치료받지는 않았지만, 이 무렵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불면증 등 주요우울장애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A씨는 사망 무렵 관리지점이 최하위 실적을 기록해 업무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하반기에는 동료에게 신규 설계사 모집에 어려움이 있다며 고민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상사에게 심한 인격 모독과 질책을 받는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었다.
A씨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부분도 보험금 지급 근거가 됐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1년 사망과 업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은 정신적 이상 상태의 자해행위를 고의에 의한 사망 중 예외사유로 본다.
대법원은 산재보험법 조항이 보험약관 예외사유와 거의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고인 사망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됐고 심리부검 전문가 의견서에도 사망 직전 경험한 일련의 사건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으로 인해 고인의 의사결정에 현저한 기능 손상을 불러일으켰고 급성자살정서장애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고인이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우울증의 심화로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됨으로써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 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여지가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phong@fieldnews.kr
출처 : 필드뉴스(http://www.fieldnews.kr)









